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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활용 영어 융합수업 표류기

- 콘텐츠형 원격 수업 그리고 실감형 영어 보조 학습 도구 -

충남 서정초 정세진

  1. 시작하며

  지난 3월 코로나 19로 맞이하게 된 사상 초유의 온라인 등교 개학. 담임으로서 아이들 얼굴도 한 번 보지 못한 상태에서 맞게 된 원격 수업과 온라인 등교 개학은 학부모님들과의 긴밀한 연락을 통해 주로 진행되었고 그 낯섦과 준비 과정은 그야말로 일촉즉발을 앞두고 있어 고요함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들어본 적도 없는 전면 원격 수업, 온라인 등교개학에 대비하여 급박하게 학교 전체 및 동학년 단위 회의를 하고 수업을 계획하고 온라인 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특히 저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과연 어떻게 온라인 등교 개학과 전면 원격수업을 무사히 진행할 지에 대한 회의가 연일 이어졌다.

  2. 원격 수업을 준비하며

  원격 수업 모델로는 과제 형, 콘텐츠 형, 실시간 쌍방향 형 세 가지의 유형이 제시되었고 각 학교 상황에 맞게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지침이 내려왔다. 원격으로 과제를 제시하고 원격으로 제출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실시간 쌍방향으로 원격 수업을 진행하기에도 아직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원격 도구 사용 익숙도가 뒷받침 되지 않았다. 또한 학교와 교사에게도 기자재와 시스템을 갖추는 등 충분히 준비하고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가장 원활하게 주되게 사용된 것이 콘텐츠형 원격학습 이었다.

동 학년 선생님들끼리 과목을 나눠 콘텐츠를 준비하고 각 반의 시간표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여 차근차근 콘텐츠 형 원격 수업을 진행해 나갔다. e학습터를 플랫폼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사용 허용된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새로이 만든 콘텐츠를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하였다. 학생들이 그날그날 온라인상에 등교하여 수업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고 다 하지 못한 경우를 점검하여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학습관리는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요소였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게 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이 최소한의 기초를 다질 새도 없이 곧바로 영상 강의만으로 영어를 배우고 익히기에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우려를 떨쳐버리기는 어려웠다.

5종 교과서로 이루어져 있는 영어교과의 특성상 e학습터에서 제공하는 영어 콘텐츠는 사용이 거의 어려웠다. 출판사도 다른데다가 교과서가 개정되어 내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다행이도 출판사에서 교과서에 해당하는 내용을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화문 등 음성 및 영상 자료를 파일로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려 제공해 주었다. 이 기본 자료들을 활용하여 교과서에 좀 더 충실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영어교과서 출판사에서 아예 강의 영상까지 함께 제공해 주었다. 조금 더 수월해 졌다.

등교 개학을 했다면 원어민과의 의사소통 기회를 제공 받았을 터인데 원격 체제에서 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도 새로이 해결해야할 고민이었다. 방과 후에 진행되는 소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은 학교 차원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업그레이드된 화상영어 방식의 수업을 발 빠르게 세팅하여 실행하였지만 한 학년에만 해도 150명에 가까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4개 학년을 번갈아 들어가는 한 명의 원어민 교사를 활용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그야말로 엄두를 낼 수 있는 차원의 고민이 될 수 없었다. 결국 원어민 교사의 활용을 위해서도 콘텐츠형 방식을 선택하였다. 교과서의 내용 중에 말하기, 쓰기 영역에 대해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여 복습 형 자료로 추가하여 주기를 타고 적용하였는데 우리말 강의를 통해 이미 배운 내용에 대해 영어로만 이루어진 내용을 복습으로 공부하는 것이 되어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영어에 노출될 수 있다는 면에서 괜찮은 접근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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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e학습터 활용 과제형 원격수업 장면 

  3.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더 나은 블렌디드 수업을 위한 AI 그리고 AR

  코로나 상황이 최소한 내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굳이 그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이번 사태로 빠르게 정착된 원격 수업 시스템은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이나 개인 맞춤형 개별화 수업, 과정 중심 평가 등 영어 교수-학습에서 다양성을 가능하게 하는 큰 흐름을 연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교사들이나 교육 당국이 단지 코로나 상황 때문에가 아니라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원격 수업 방법을 선택하는 새로운 흐름이 생기면 좋겠다. 제한된 공교육 영어 교육 상황에 해결책을 찾아줄 수 있는 훌륭한 대안적 방법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사실 이전에는 그러한 형태의 수업을 적용해 보고 싶더라도 주변의 인식이 따라주지 않거나 환경이 구축되지 않아 소신 있는 소수 교사들만의 개인적 노력에 의지가 많이 필요했다면 이제야 비로소 원격방식을 활용해도 거리낌이 없어 이전의 제약 부분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활용을 시도해볼 수 있는 때가 도래했다고나 할까?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목이다. 우리 학교는 35학급의 규모가 꽤 큰 학교이지만 시간이 지나 코로나 상황이 한결 나아져 지금은 주5일 전교생이 모두 등교하는 전면 등교 개학을 하고 있다. 물론 수업도 대면 수업으로 모두 이루어진다. 그러다보니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콘텐츠형 원격 수업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또한 전면 대면 수업에서도 여전히 해결해야할 필요가 있는 제한된 영어 학습 시수와 개별화 교육에 대한 요구를 충족해줄 수 있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도구나 방법을 찾아서 미리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에는 실시간 쌍방향 원격 수업과 과제형 원격 수업의 더욱 적극적인 적용을 포함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원격으로 진행하더라도 또는 학교에 등교하여 대면 수업을 하더라도 각각의 한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한 영어 학습 보조 도구로서의 역할을 나름 내실 있게 할 수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적합한 보조 학습 도구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초등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적합해야 하고 교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야 하고 교육 과정이나 교과서 내용을 기반으로 할 수 있을 때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테크놀로지 활용 교육(TPACK, Technological Pedagogical and Content Knowledge)에 대한 요구도 더욱 커지고 있으니 이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영어와의 융합 교육을 위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도구를 열심히 찾아보고 싶었다.

  올해 지역의 영어교육학회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교육청 사업의 일환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시대 영어교육’을 주제로 행사를 준비했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고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초등 행사 부스를 만들어서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진행하는 것이었다. 머신러닝, 챗봇, 3D 프린팅, 코딩과 소프트웨어, AR/VR 등의 코너 체험을 설계했다. 사실 교사들도 아직은 충분히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들이라 함께 연구하고 정보를 찾으면서 준비하였다. 이때 내가 담당하게된 것이 실감영어교육인 AR/VR 영역 이었다. 2016년도 쯤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 대학원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본격적인 연구 개발을 했던 때로 기억한다. 한참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특히 증강현실 기반 영어에 대한 연구 개발이 왕성하게 제안되는 흐름이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다시 검토한 문헌과 언론 보도 자료들을 통해서도 역시나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반 아이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포켓몬고를 통해 AR을 기억하고 있었고 심지어 어떤 학생이 “2016년에 처음 나왔어요.” 라고 말하니까 다른 아이가 “2017년에 엄청 떴었어요.” 라고 한다. 신기하다. 확실히 지금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콘텐츠의 수혜 속에서 태어나고 성장해온 세대가 맞나보다. 역시 그러니 요즘 아이들이 익숙한 기술들을 영어 교육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그새 이 분야가 특히 영어교육 분야에서 잠잠해 졌다. 연구 자료와 여러 문헌 자료들을 살펴본 결과 역시나 지난 몇 년간 일정 기간은 관련 분야 연구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분야는 영어 교육 특히 어린 학습자 영어 교육에서 훌륭한 기술과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가 궁금해졌다. 연구를 해가면서 그 답이 ‘생태계’에 있었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 보았다. AR/VR 교육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아직 유기체처럼 왕성하게 작동하여 임계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활성화 에너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개별 기술은 발전이 되었을 지라도 실제 교육 현장에 일반화 되어 적극적으로 적용되는 단계로까지 이어지지 못하였고 그런데 지능정보중심 여러 기술들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속도로 쏟아져 나오다보니 새로운 것에 밀려 잊힌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특히 영어교육으로 제한하지 않고 관련 시장 쪽의 자료들을 살펴보면 구글, 페이스북, 삼성 등 이 부분에 대한 투자 전망을 뉴스 보도에서 연일 쏟아내고 있다. 물론 이들도 지금 새로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교육 분야에서처럼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가 침체되었다가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 영국 투자은행 디지 캐피탈(Digi-Capital)이 전 세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관련 시장 규모를 2016년에 약 5조 5천억 원이었는데 2020년에 무려 약 165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또한 그 활용 분야도 군사, 의료, 항공, 방송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두루 많은 분야에서 더욱 그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영어 교육에서도 다시금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는 직관적 확신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어쩌면 이제 제대로 본격적인 시작일지도 모르지 않을까? 계속 찾고 연구해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공고해 져갔다.

  증강현실, 가상현실은 이제 개별 영역 기술만으로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혼합현실이라는 개념으로 복합 기술로써 다양한 결합 양식을 띠며 더욱 개별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초등 영어 교육에서 혼합현실이라는 차원으로 접근하기에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각각의 분야에 조차 생소한 실정이다. 가장 먼저 개발되고 꽤나 보편화 된 기술이라고 보이는 증강현실 관련 분야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하여 큰 성공을 거둔 포켓몬고를 설치하고 다시 해보고 더 나아가서는 영어에 국한하지 않고 AR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상품들을 구매하여 사용해보기도 하면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우선 영어 5종 교과서를 기반으로 학교 수업만으로 부족한 영어 학습량과 영어 노출을 보완해 줄 수 있도록 증강현실 기술이 사용된 보조학습 도구가 있어 이를 한번 활용해 보기로 하였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영어 교육과정에 따라 개발된 교과서의 내용을 주제별로 다루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음으로는 초등학생들의 인지적 정서적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단순 반복의 지루한 학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는 것이었는데 고양이와 로봇을 양육하는 컨셉으로 구현되었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지속적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학생들이 영어 공부를 하여 과제를 수행하면 보상이 주어져 그것으로 내가 기르는 고양이나 로봇을 키울 때 필요한 물품들을 그 포인트로 사서 공간을 꾸미고 고양이와 로봇을 키우는 방식 등 초등학생들이 꽤나 좋아하고 흥미를 지속할 수 있을만한 장치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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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AI 및 AR을 활용한 새로운 블렌디드 수업

  4. 4차 산업혁명, 그 변화의 흐름에서 영어교사로서의 고민

  프로그램을 사용해본 아이들의 반응 역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기 주도적 학습의 수월한 실현을 꿈꿔보는 대목이다. 물가에 이끌 수는 있지만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으니 이러한 부분도 분명 매우 중요한 측면이다. 몇몇 선생님들과도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료 선생님 몇 분과 함께 살펴본 프로그램에 대한 평이 대체로 일치했다. 선생님들에게도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반응들이었다. 학생들에게 처음 사용해보도록 한 반응과 개략적으로 측정해 본 영어 학습 성취도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앞으로 3학년을 마치고 겨울 방학이 되려면 약 2개월이 남았다. 겨울 방학이 될 때까지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꾸준히 사용해 보려한다. 과연 아이들의 영어 학습에 정말 도움이 될까? 혹시 아이들이 금세 실증을 느끼거나 학습 부담만 키우는 건 아닐까? 기존에 할 일도 많은데 교사 입장에서 너무 과부하가 걸리는 측면은 없을까? 등 관찰해 보고 싶은 질문이 많다. 무엇보다 교육 과정과 교과서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보조 학습 도구가 갖추어야할 내용적인 측면은 과연 무엇일지도 매우 중요하게 고민해 보고 싶은 부분이다.

  AR/VR/MR등이 구현된 실감형 영어 교육을 통해 실제 환경(Real Environment)의 한계를 넘어 나름의 가상현실 생태계를 유기체로 살아 움직이는 일종의 생명체가 사용자 즉 학습자와의 개입과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더 풍부한 경험 세계를 제공할 수 있다. 학교에서 이렇게 생생한 오감 체험 방식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다면, 또한 집에서도 자기 주도적으로 자발적 공부가 지속될 수 있다면, 교사가 진행하는 활동 중심 대면 수업과 원활히 결합될 수 있다면 부족한 영어 수업 시수나 학습 격차를 보완하면서 정말 아이들도 즐겁게 영어를 체험하고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의 측면에 부합하도록 온 몸과 마음으로 생생하게 영어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나라 영어 교사들에게 가져다준 새로운 선물과 숙제는 참 많다. 이것을 자신에게 주어진 선물이고 또 내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생각할지 아닐지의 문제는 특히 결국 학생들에 대해 많은 부분 수업 결정권을 갖고 있는 개별 교사가 선택할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는 누구도 피하거나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참으로 크다고 체감한다. 여전히 가능성이 유효한 실감형 영어 교육이 우리나라 영어 교육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유용한 도구로 다시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정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꾸준한 연구가 분명 동반되어야 한다.

  무선 인테넷 환경이 대부분 금지되어 있는 학교 상황에서 학생들이 무선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어 있는 공간과 기자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리 학교와 담당 선생님들께 협조를 구하고 하드웨어를 확보하였다. 우연히 접하게 된 어느 개발사의 교과서 기반 증강현실 기술 구현 콘텐츠와 앱 프로그램 소프트웨를 사용해 보기로 정하였다. 증강현실 기술이 사용된 기존의 영어 콘텐츠가 없지 않다. 이번에도 파닉스 교재 등을 구입해서 사용해 보았다. 하지만 교육과정과 교과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한 것을 우선 사용해 보고자 하였다. 사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 학교 교육만으로 영어 교육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영어로 된 의사소통을 위한 기초 교육 성격이 강한 초등영어교육의 목표에 도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면에서 적합한 콘텐츠로 한 기둥을 채워보았다.

  이러한 고민과, 모색과, 실행의 과정에서 교사인 나는 이 모든 것을 연결하여 활성화 에너지를 장착한 작동 가능한 생태계라는 생명체를 활성화 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 이렇게 보면 알 수 있듯이 증강현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활용된 영어 융합 수업을 실현하고 실천하기 위해 교사는 그 무엇보다 원격 비원격의 차원을 떠나 이 모든 것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존재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어떤 기술이 사용되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영어 융합 교육 생태계의 제 5의 구성 요소인 것이다. 이 핵심적 플랫폼이 없다면 유용한 기술도 절박한 요구도 살아 움직일 수가 없는 것과 같으니 역시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부인할 수가 없나보다.

  5. 마치며

  모두가 퇴근한 텅 빈 학교에 홀로 남아 밤의 어둠과 적막에 긴장하면서도 30대의 태블릿에 앱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깔고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행해 보고 학생들에게 나누어줄 교재를 복사하고 있으면서는 여러 생각이 교차하곤 하였다. 코로나 19로 시작된 원격 중심 교육 시스템은 사람 사이의 연결, 온라인상에서의 연결을 뛰어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시대의 흐름을 더욱 가속화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하게 된 수많은 숙제에 비록 고된 항해가 될 지라도 피하지 말고 어서 항해를 위한 배 위에 오르라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배에 승선한 사람들이 길을 잃고 돌아올 수 없을 만큼 표류하지 않도록, 안전한 연결망 속에서 다양한 시도와 실험들을 할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 테크놀로지기반 영어 융합 수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적극 지원하는 교육 여건과 문화적 풍토가 더욱 무르익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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