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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위드 에듀테크와 영어교육

​서울 남사초 정세진

  1. 시작하며

  COVID-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이 가져온 갑작스러우며 대대적인 원격 수업 도입 상황에 직면하여 전면 원격 수업, 부분 등교-원격 수업에 이어 우리는 현재 포스트 코로나를 향해 가기 위한 ‘위드 코로나 전면 등교 수업’ 상황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다시 분주하게 안전한 등교 수업이 진행될 수 있기를 바라며 준비와 적응에 여념이 없다. 참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지만 모두가 대견스럽게 잘 해왔고 교사의 생명력이 늘 그렇듯이 우리는 어려운 상황에서조차 새로운 가능성을 그리며 미래 교육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에듀테크(Edutech)가 하나의 큰 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새로운 고민이 밀려온다. 전면 등교는 코로나 이전 교실 수업으로 돌아가기라는 물리적 변화이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이제 전면 등교가 시작되면 원격 수업에서 시도되었던 교육적 방식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걸까? 2020년 갑작스러운 원격 수업 도입에 교육부는 <표 1>과 같이 세 가지 원격 수업의 유형을 제시하고 한 가지 유형을 선택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유형을 혼합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부지런히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다양한 플랫폼과 에듀테크 도구들을 찾아 적용하며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 지난 2년여에 가까운 시간 동안 부단히도 노력해 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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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원격수업의 유형 (교육부, 2020)

  2. 에듀테크 기술과 초등교육의 변화

  이렇게 제시된 방향성을 열심히 따르고 더 나아가 창의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처음의 막막함을 뛰어넘어 원격 수업으로 활성화된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한 긍정적인 교수·학습 방법의 적용이 오히려 4차산업혁명 기술 기반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부응하는 긍정적인 교육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전면 등교 수업 상황에서 우리는 혹시 이러한 시도를 갑자기 멈춰야 하는 걸까? 그러니까 거꾸로 등교 대면 수업 상황에서 그동안 쌓였던 성과들을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켜 나아갈 것인가가 고민인 상황이 된 것이다. 아! 교사의 길은 참으로 험난하고 변화무쌍하다.

  물론 그냥 예전의 교실과 예전의 방법으로 회귀하겠다고 결정한다면 잊어도 될지 모른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과 미래 교육의 흐름을 알고 있다면 그렇게 눈을 감아버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또다시 전면 등교 상황에서의 에듀테크를 접목한 교수·학습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고민해가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은 있었지만, 팬데믹이 대유행이라는 뜻인 것처럼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이 팬데믹이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기술적인 측면에서 4차산업혁명, 하이테크라고 일컬어질 만큼 크게 질적 변화를 겪었으니 그 이전과는 현저히 다른 변화이리라.

  어떤 상황에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함께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쉽게 편의성 쪽을 따르게 될지 모른다. 왜 굳이 번거로운 방법을 시도해야 하는가?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우리 학생들이 성장하여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4차산업혁명 기술이 보편화되어 배움과 일터와 생활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시대에 살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한숨 돌리고 다시 차근차근 등교 수업 상황에서 에듀테크 활용 영어 교육 방안에 대해 점검하고 연구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림 1]에서 제시한 기술적 교육적 내용적 지식 모델은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수업을 실행하기 위해 교사에게 필요한 요소와 그 중첩들이 얼마나 많은 전문성을 요구하는지 잘 보여준다. 절대 수월하지 않음은 덧붙여 설명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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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Koehler & Mishra(2008)의 TPACK 이론적 틀

  3. 에듀테크 기술과 초등 '영어' 교육의 변화

  교육부와 교육청 등에서 실시해온 연수, 워크숍, 교원학습 공동체, 교사들의 자율 연수 등 다양한 연수와 사례 발표를 듣고 교육 활동을 공유하다 보면 어느새 에듀테크가 우리 교육 전반에 널리 퍼져있다는 달라진 교육 환경을 느낀다. 각종 연수와 여러 자료를 통해 최소한 한 번 이상 접해봤거나 교육 활동에 사용해본 에듀테크 목록을 적어본다. 줌, e학습터, 웨일즈, 행아웃, 오토 드로우, 퀵 드로우, 스크래치, 엔트리봇, 구글 클래스룸, MS 팀즈, 멘티미터, 플립 그리드, 소크라티브, 플리커스, 클래스 카드, 띵커벨, 카훗에서 제페토(ZEPETO), 이프랜드(ifland), 게더타운(Gather town), 코스페이시스(CoSpaces)와 같은 메타버스에 이르기까지 그 외에도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까지 하면 절대 만만치 않은 숫자이다.

  이처럼 전면적인 4차산업혁명 기반 에듀테크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원격 수업 도구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영어 교육에서도 이미 만들어진 것을 잘 찾고 선별하고 적용 방법을 생각해보며 교육에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학교 교육 현장에 꼭 필요한 에듀테크 기술 기반 영어 교육 도구나 플랫폼을 개발하고 구축하려는 노력에 대한 시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이론과 연구에 기반하여 꼭 필요한 요소를 정확하게 또는 사용 편의성이 높게 한 곳에 통합하여 종합적으로 구축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겐 이미 이러한 시도가 있다. 꽤 긴 기간 동안 사전 개발 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현장 보급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여가 되어가는 EBS와 교육부가 개발한 AI펭톡(Pengtalk)이 그것이다. [그림 2]는 펭톡의 대표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에듀테크 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말하기 중심 초등 영어의 성격을 잘 반영한 양질의 콘텐츠와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제공하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공적 성격을 띤 영어 교육 도구를 발 빠르게 적극적으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인상을 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물론 사용자들의 반응에서 다양한 피드백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하나의 프로그램이 모든 측면을 다 만족시키거나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시도가 더욱 다양하게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때 영어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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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EBSe AI펭톡 프로그램 구성(좌측부터): 토픽월드, 스피킹, 렛츠톡, 스캔잇, 스쿨톡

   다른 예로는 아직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단계이긴 하지만 영어 교육 전문가 및 영어 교사들의 자문을 기반으로 AR, VR, AI챗봇, 메타버스를 두루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영어 교육 플랫폼 (주)디앤소프트사의 알공 플래닛(Argong Planet)도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알공 플래닛은 AR기술로 교과서 종이책을 학생들이 자주 펼쳐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VR과 메타버스에서 초등학생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끌어내기에 효과적인 즐거운 놀이와 게임을 통한 학습 및 상호작용을 핵심축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벌어진 학습 격차를 해소하는데 효과적인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는 요소이다. <그림 3>은 알공의 대표적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안정화되어 영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학생에게 활용된다면 알공이 추구하고 있는 목표처럼 공교육 학습 격차 해소를 통해 영어 공교육의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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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공_아바타꾸미기.png
알공_듣기게임.png
알공_읽기게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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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공_말하기게임.png
알공_쓰기게임.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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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Argong (주)디엔소프트 프로그램 구성(상단 좌-우부터 순서대로):
메인화면 1, 2, 아바타 꾸미기, 행성 꾸미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챗봇 대화 활동 장면

  4. 마치며

  끝으로 가장 큰 변화와 많은 현상이 교차하는 지금 오히려 가장 기본의 시선으로 이 모든 것을 한번 바라보면 어떨까? 2015 개정 교육과정(교육부, 2015)에서 제시하고 있고, 곧 개정될 2022 교육과정에서도 그 기본 흐름을 같이할 것으로 보이는 초등 영어 교육의 성격과 목표 그리고 핵심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 주목해 본다면 위드 코로나를 지나 포스트 코로나를 향해 가고 있는 우리가 새로이 맞이하는 전면 등교 수업을 통해 미래 세상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주어야 하고 어떤 방법으로 주어야 하는지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과 지속가능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개념이 보편화 되어 가고 있고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이미 하나의 세상이 된 지구촌 시민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의 아이들을 위해 교사로서 열어가야할 양질의 지속 가능한 에듀테크 활용 영어 교육 탐험이라는 여정이 막 시작되었다.

* 서울남사초등학교에 근무하고 계시는 정세진 선생님께서는 경인교육대학교 초등영어교육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습니다. 현재는 AI, AR, VR, 메타버스 등 4차산업혁명 핵심키워드를 영어교육에 접목하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중이 있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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