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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펭톡을 활용한 소외계층 학생들의 영어학습 지원 방안

​인천 송천초 이경미

  1. 시작하며

  메르스와 같이 금방 지나갈 줄만 알았던 코로나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대면수업 교실에서는 ‘말하지 마라’ 원격수업 줌에서는 ‘말 좀 해라’라고 말하는 이상한 ‘이중생활’이 2년째 이어지면서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정답인지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과 우리 아이들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교차한다. 영어교육 같은 경우 어학실 사용이 금지되고 짝활동, 모둠활동 등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학생들은 그나마 외적 동기로 인해 유지되었던 영어에 대한 작은 흥미조차도 모두 잃어버린 상황이다. 아마도 저자가 근무하는 학교와 같이 사교육으로 선행학습을 경험하지 못한 소외계층 학생들이 많은 밀집되어있는 학교는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이에 저자는 EBSe에서 개발한 AI 펭톡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없이 수시로 영어에 노출될 수 있고 연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싶게 되었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펭수를 활용한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바닥까지 떨어진 영어에 대한 흥미를 조금을 끌어 올려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바램도 갖게 되었다.

  2. AI 펭톡 입성기

  AI펭톡을 3-6학년 모든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동의서를 받아 가입시키고, 개별 코드를 안내하고, 앱을 설치하는 방법과 활용방법을 안내하고 그리고 드디어 활용을 하기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걸렸다. 학생들이 매일 학교에 나오는 상황도 아니고, 학생들의 학부모님들은 학생들의 AI펭톡 동의서를 작성하거나 앱을 설치하고 학생이 받아온 코드를 입력해주는 등의 일에 협조적이지 않아 3, 4학년의 경우에는 교사가 일일이 도와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의 연속이었다. 다 되었나 싶으면 코드를 잃어버려서 다시 발급하거나 개인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비밀번호를 초기화하는 일과 같은 소소하지만 귀찮은 일들이 계속 생겼고,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핸드폰 용량이 부족해서 설치가 안된다 등 영어교사가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없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여 ‘내가 왜 이걸 시작했을까?’ 후회도 여러 번 하였다. 하지만 한 달 뒤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집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훌륭한 영어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내가 학생들에게 구축해줬다는 기쁨에, 이제는 블렌디드 학습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스스로 영어말하기 연습도 할 수 있고 영어에도 흥미를 다시 느끼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그동안의 애환(?)은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사라졌다. 하지만 그 기쁨과 기대는 몇 주 가지 않았다.

  3. AI 펭톡 적응기

  학생들은 핸드폰을 가지고 공부한다는 기쁨에, 처음이라는 신기함에, 펭수가 나온다는 호기심에 한 2주 정도 방과후에 자율적으로 AI 펭톡을 가지고 영어학습을 하는가 싶더니 각반에 원래 영어에 관심이 있던 3-4명을 제외하고는 아예 앱을 열지도 않는 아이들이 수두룩하게 되었다. 영어 수업이 끝날 때 오늘 배운 것을 펭톡으로 복습하자라는 말을 아무리 해도, 담임교사를 통해 AI 펭톡학습 내용을 알림장에 적어달라고 요청을 해서 적어주어도 참여하는 학생들의 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고민해보니,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참여를 하라고 한 것이 어쩌면 문제였던 것 같았다. 어떠한 특별한 목표도 없이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공부를, 또 하다보니 그다지 재미도 없는 공부를 아이들을 믿고 스스로 꾸준히 하길 바랬던 나의 순진한 잘못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학생들과 학습계약서라는 것을 써보기로 했다. 학습계약서에는 자신이 일정 기간 동안 스스로 AI 펭톡 학습을 매일 몇 분씩하겠다는 다짐과 학습에서 어려움이 생기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 선택 그리고 교사와의 서면 계약, 마지막으로 계약 기간이 지나고 나의 학습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공간과 성찰일지로 구성되어져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그림과 같다.

학습계약서.png

<그림 1> AI 펭톡 활용 학습계약서

 

  우리는 한 달간 AI펭톡 학습계약을 하기로 했고 그 후 많은 학생들이 학습계약서를 쓰기 이전보다는 많이 참여하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그래프 사진, 한달간의 변화모습) 하지만 그 후 곧 여름방학이 되었고 학생들의 참여도는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개학 후 확인한 결과 여전히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각반에서 10명에서 12명 정도라는 걸 알게 되었다. 결국 학습계약서 역시 모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4. AI 펭톡 '교실' 입성기

  학생들에게 AI 펭톡을 집에서만 스스로 하게 한다는 것이 자기주도학습이나 가정에서의 학습상황 자체가 어려운 환경인 학생들에게는 너무 큰 스트레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책상이 없거나, 개인 방이 없거나, 옆에서 동생이 계속 울거나 괴롭히거나, 부모님이 옆에서 싸우거나 일을 시키거나...그래서 AI 펭톡을 교실로 데리고 왔다. 교육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학생들에게 나눠준 프로그램이 오히려 학생들의 교육불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수업에서 활용하면서 AI 펭톡을 활용한 영어말하기 연습을 공평하게 시켜주고 싶었다.

펭톡활용방법.png

<표 1> AI 펭톡 영어수업 시간 활용 방법

 

  어떤 학교에서는 AI펭톡 순위별로 스티커를 주고 많이 모은 학생들에게는 상품을 주어서 참여를 독려한다고 한다. 그러면 잘하는 학생들은 더 잘하려고 하고 어느 정도 하던 학생들도 스티커를 받고 싶어서 더 하려고 노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참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학생들, 하고 싶지만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훈련되지 않아서 어려운 학생들은 또 한번 영어로 인해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영포자’를 만드는 선행학습이 될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AI펭톡 이후에 또 어떤 효과적인 AI 영어학습 프로그램들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100% 완벽한 프로그램은 없다. 왜냐하면 사용자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AI펭톡도 그렇다. 우리 학교의 학생들에게는 완벽하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노력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우리 학생들이 조금은 더 영어에 관심을 갖고 조금은 더 영어를 연습했을 것이며 조금은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손실을 조금은 회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펭톡결과.png

<그림 2> 펭톡 활용 개별 학생 학습시간 결과

학생결과2.png

<그림 3> AI펭톡 학습계약서를 통한 학생의 성장

* ​인천 송천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이경미 선생님께서는 영어전담 10년의 경력을 갖고 계시며, 2021년 2월

경인교육대학교 초등영어교육전공 '초등 영어 자기주도학습능력 계발의 실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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