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나두! 즐겁게 할 수 있는 온라인 영어수업
부천 계남초 김수정
1. 시작하며
코로나가 바꾼 교실의 풍경은 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모습이었기에 교사도 학생도 함께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2020년을 보냈다. 그 어느 때보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중요시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손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장통 속에서 교사들과 학생들 모두 적응을 통한 새로운 방법들을 찾았다.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지금, 온라인 수업은 넘어야 할 산이 아닌 새로운 무기가 되었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피드백을 개별적으로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으며 다른 친구의 글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학생 스스로 자신의 문장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온라인 수업의 도구를 활용하며 새로운 수업을 계획하고 학생들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다. 이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서 영어 학습 정도가 다르더라도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영어수업을 기획해 보고자 하였다.
2. 1단원 - I'm from Mexico.
5학년 영어의 첫 단원은 출신 국가를 묻고 답하는 단원이었다. 영어를 이미 어렵게 느끼고 있는 아이들에게 첫 단원부터 어려운 내용과 과제를 제시하면 1년간 영어에 대한 흥미가 더 떨어질 것이기에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특히 자연스럽게 또래 학습을 유도하고 서로의 답을 공유하여 스스로 자신의 문장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먼저 주요 표현인 “Where are you from?”과 “How do you spell your name?”을 연습하기 위해 네이버의 한글 이름 로마자 표기 변환 페이지에서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검색하고, 살고 싶은 나라를 검색한 뒤 소회의실에서 친구를 만나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활동을 진행하였다. 자신의 이름과 살고 싶은 나라 모두 검색 기능을 활용하였고 이름의 경우 표기법이 다양하므로 학생의 답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다음으로 소회의실에 학생들을 배치할 때 자동 배치 기능을 사용하되 영어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은 영어 능력이 우수한 학생들과 수동으로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또래 학습이 가능하도록 진행하였다.
<그림 1> 한글 이름 영어 변환 및 나라 이름 조사 활동
쓰기 차시에서는 학생들이 주요 표현을 연습하되 내용은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적는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 고양이 캐릭터 소개하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5분여간 자신만의 고양이 캐릭터를 꾸며 사진을 저장한 뒤 패들렛(http://padlet.com)에서 고양이 사진을 올리고 고양이의 이름과 나이, 출신 국가와 좋아하는 음식을 적어 소개하는 활동이었다. 학생들이 고양이 캐릭터를 꾸미는 것에 큰 흥미를 느꼈으며 이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여 적극적으로 글 쓰는 것에 임했다. 이때 영어 학습부진 학생들을 위해 교사의 예시 문장을 패들렛 페이지에 먼저 공유해 두었으며 Zoom의 비밀채팅 기능을 활용하여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는 예시 문장을 한 번 더 전송해 주었다. 새로운 단어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름은 한글로, 나라와 음식 이름은 검색 기능을 활용하여 영어로 찾아보는 것을 권장하였는데 학생들이 자신의 수준에 맞추어 자유롭게 영어나 한글을 활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2> 고양이 캐릭터 소개 활동
3. 2단원 - What are these?
이 단원에서는 흥미로운 노래와 게임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참여를 높였다. This / That / These / Those를 그림을 통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유튜브 수팝두팝)을 활용하여 개념 이해를 도왔으며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서 2~3번씩 속도를 달리하여 부르는 시간이 많았다. 덕분에 부진 학생들도 해당 개념들을 반복적으로 학습하였다.
다음으로 워드월(http://wordwall.net)의 단어 맞추기 게임을 활용하여 읽기 활동을 진행하였다. 영어와 한글 카드의 위치를 기억하여 맞추는 게임으로 기록이 빠를수록 좋으며 여러 번 참여시 가장 좋은 결과가 기록되므로 한 학생당 평균 3번 정도 참여하였다. 이를 통해 부진 학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단어를 사이트워드로 인식시켜 줄 수 있었다.
<그림 3> This - That - These - Those song 활동
<그림 4> Word-wall 게임 장면
4. 4단원 - Whose shoes are these?
물건의 주인을 묻고 답하는 이 단원은 학생들의 실생활을 접목하기 좋은 단원이라 참여도와 흥미를 높일 수 있었다. 먼저 모자, 장갑, 양말, 신말, 벨트 등의 단어들을 학습한 뒤 집에 있는 물건을 찍어 익명으로 띵커벨(http://www.tkbell.co.kr)에 업로드하였다. 이 과정에서 단어에 해당하는 물건을 직접 올려보며 단어를 단순히 외우는 것이 아닌 실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였다. 해당 차시에서는 물건들을 함께 살펴보고 주인을 추리하는 퀴즈를 진행하였는데, 물건의 주인과 함께 후보 3명을 뽑을 때 모든 학생이 한 번씩은 물건 주인 후보가 되어 주요 표현인 “Whose ~ are these? / Is this yours?” 와 “Yes, that’s mine / No, that’s not mine.”을 연습해 보도록 하였다. 해당 차시는 2시간에 걸쳐 진행하여 충분히 연습이 되도록 구성하였고, 차시가 끝나기 전 우리 반에서 가장 맞추기 어려운 물건을 뽑아 다른 반에 문제를 내게 하였다. 이때 부진 학생들을 물건의 주인 후보로 추천하여 자연스럽게 영어 시간에 흥미를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읽기와 쓰기 차시에서는 이전 차시에서 사용했던 띵커벨 보드에 물건의 주인이 궁금한 글에 댓글을 다는 활동을 진행하고 그 댓글을 함께 읽어본 뒤, 자신의 글에 주인임을 밝히는 댓글을 다는 순서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때 부진 학생들도 다른 친구들이 올린 댓글을 따라 쓰면서 자연스럽게 읽기와 쓰기 연습을 할 수 있었고, 자신이 올린 여러 개의 사진에 주인임을 밝히는 댓글을 작성하면서 반복적으로 표현을 사용할 수 있었다. 수업을 끝내기 전 학생들과 함께 이제까지 올렸던 글들의 주인을 확인하면서 영어 문장을 칭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그림 5> 물건 업로드 장면
<그림 6> 물건 사진 댓글 장면
5. 5단원 - My favorite subject is music
가장 최근에 진행한 단원인 좋아하는 과목을 묻고 답하는 이 단원에서는 화이트보드파이(http://whiteboard.fi)를 활용하여 서베이 활동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을 화이트보드에 적은 것을 교사만 확인한 후 어떤 과목이 가장 인기가 있는지 Zoom에서 소회의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친구들의 의견을 확인하는 차시였다. 이때 과목의 이름은 화이트보드에 한글로 쓰도록 하고 부진 학생들에게는 학생이 선택한 과목의 영어 철자와 발음을 Zoom의 비밀 채팅 기능으로 알려주었다. 다음으로 모든 학생들이 Zoom소회의실을 자유롭게 다니도록 열어주되 필요한 경우 빈 소회의실에서 주요 표현 문장과 발음을 다시 알려주었다. 오프라인과 달리 질문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의 공간이 독립적으로 보장되므로 부진 학생들에게는 질문에 대한 부담이 적게 느껴졌을 것이다.
읽기 차시에서는 패들렛의 이미지 삽입 기능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과 그 이유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올리는 수업을 진행하였다. 재미있는 그림을 찾기 위해서 학생들이 스스로 여러 번 글을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위에서 진행한 다른 수업들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경우 다른 친구가 쓴 글을 보며 따라 쓸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학습이 가능하였고, 단순히 영어 실력만이 아니라 재미있는 그림을 올려도 주목과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차시였기에 부진 학생들도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림 6> 좋아하는 과목 소개
6. 마치며
2015 영어과 교육과정의 교과역량 중 자기관리 역량은 영어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영어 학습을 지속 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교육부,2015). 온라인 수업에서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며 온라인 수업 도구들을 활용하면 다양한 방식의 활동도 진행할 수 있다. 부진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무기력을 쌓아두지 않고 다양한 활동으로 영어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개별적인 피드백을 개인적으로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 빛나는 듯하다. 온라인 수업을 통해 부진 학생들도 즐거운 영어수업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 부천 계남초등학교에 재직중이신 김수정 선생님께서는 경인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초등영어교육과를 졸업하셨으며, '혼공초등영문법 8품사편', '혼공초등영문법 기초구문편' 도서 공저자이시고, 유튜브 '수팝두팝'채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