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티칭을 활용한 영어신문 기사 읽기
부안 행안초 서한웅
1. 시작하며
약 2년 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일상생활뿐만이 아니라 교육 현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불과 2년이 남짓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코로나19는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을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시켰고 비대면이라는 온라인 수업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에듀테크 기술들이 생겨나게 하였다. 이제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변화된 교육의 형태가 과거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온라인 수업은 학습자와 교수자들이 시·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였고 학습관리시스템(learning management system)은 학생 개개인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등 교육의 새로운 지표를 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교육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초래하였다. 먼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증가하였고 교육격차가 심화되었다. 아무래도 교사와 학생이 분리되어있는 비대면이라는 상황 속에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 갖춰진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클릭 몇 번이면 끝나는 학습 때문이다. 이렇게 약 2년여의 세월이 지나고 전면등교가 실시되어 다시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전에 비해 학습 동기가 많이 떨어지고 학생간 학습 격차도 더 벌어지게 되었다. 더욱이 방역상의 이유로 제약이 많아진 교실 안에서 학생들은 학습에 대한 흥미를 많이 잃게 되었다.
따라서 학생들의 떨어진 학습 동기와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돕기 위한 수업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다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신문 기사를 활용한 수업자료를 제작하게 되었고 모든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팀티칭의 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하였다. 또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에듀테크 기술을 활용하였다.
2. 왜 영어신문 기사인가?
교과서 외에도 그림책, 영화, 애니메이션 등 영어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은 많이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수업에서 영어신문 기사를 이용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기사 내용이 학생들의 실생활과 맞닿아 있어 학생들의 흥미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다. 수많은 신문 기사 중 학생들이 호기심을 이끌어낼 만한 ‘게임’과 관련한 기사를 찾게 되었고 이는 실제 수업 때 학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평소 수업에 관심이 없던 학생이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만나자 입을 열고 수업에 참여한 것을 보니 확실히 동기부여 측면에서 큰 효과가 있었다.
두 번째로 신문 기사는 음성이나 동영상이 아닌 글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 수준에 맞게 내용을 수정하기가 편리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농어촌에 있는 곳으로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영어학습 능력이 도시에 있는 학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단어를 교체하거나 문장 길이를 줄이고 이해를 위해 필요하지 않은 문장은 과감히 삭제하였다. 만약 동영상이나 음성 기반의 자료였다면 수정이나 편집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거나 불가능했을 것이다.
세 번째로 신문 기사를 활용하여 문제를 만들거나 학생들의 대화와 참여를 이끌어내기 좋았다. 신문 기사는 여러 개의 문단이 모여 하나의 기사를 구성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학생들의 이해도를 점검하거나 사고를 확장하는 다양한 문제를 만들기 편리하다. 또한 ‘Is gaming good or bad?’라는 기사 제목은 학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토론을 이끌어 내기도 좋다. 저마다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기사를 읽기 전과 읽고 나서의 생각의 변화를 공유하는 등 교사가 적절한 발문만 준비한다면 학생들 참여가 중심이 되는 수업을 하기에 용이하다.
<그림 1> 영어수업 기사 읽기 수업 장면 1
<그림 2> 영어수업 기사 읽기 수업 장면 2
3. 왜 팀티칭인가?
수업을 하다 보면 기초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침묵하며 자연스레 소외되는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의 학습 능력 편차는 특히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수업 참여도나 결과물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업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도 학습에 대한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한데 여러 수업 방법들을 고민하던 중 팀티칭 방법을 활용하게 되었다.
팀티칭을 활용한 수업 방법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학생들 수준에 맞게 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학생들에게 좀 더 높은 난이도로 도전의 기회를,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쉬운 난이도로 포기가 아닌 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서로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하고 나누며 성장할 수 있다. 교사 한 명이 모든 학생들에게 강의 내용을 제공하는 강의식의 수업 방식보다는 학생들에 대한 개별 지도가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교실에 한 명뿐인 교사가 모든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교사 역할을 부여하는 동료 교수법을 활용하였다. 맡은 부분을 친구들에게 설명해야 하기에 책임감이 부여되고 선생님과의 일대일 지도보다 심리적으로 편하며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할 수 있는 효과가 있었다.
본 수업에서 활용한 팀티칭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전체 학생들을 수준별로 3그룹으로 나누고 번호를 부여하였다. 각 그룹 안에는 성취도가 낮은 학생부터 높은 학생까지 골고루 섞이게 하였다. 그리고 그룹별로 한 문단씩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을 부여하였다. 각 그룹에 있는 학생들은 부여된 번호에 따라 해당 그룹으로 이동하게 되고 해당 그룹에서 단락을 읽고 문제를 푼 뒤, 다시 원래 그룹으로 돌아가 각자 자기가 배운 내용을 공유하고 전체 신문 기사 내용을 파악하며 나머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구조다.
<그림 3> 팀티칭 수준별 그룹핑 및 자리 배치
<그림 4> 영어신문 기사 읽기 팀티칭 장면 1
<그림 5> 영어신문 기사 읽기 팀티칭 장면 2
4. 어떤 에듀테크를 활용했는가?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활용한 에듀테크는 다음과 같다. 먼저 학습자들의 게임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한눈에 보기 좋기 위해 패들렛을 활용하였다. 이는 글씨가 작아 잘 보이지 않고 수정이 불편한 포스트잇의 한계점을 보완하였다. 신문 기사는 ‘newslea’ 사이트를 활용하였다. 이 사이트의 장점은 하나의 신문 기사를 수준별로 단어, 문장들을 달리해서 볼 수 있다. 신문 기사 편집은 ‘Canva’를 활용하여 디자인하였다. ‘Canva’는 미리 준비된 템플릿을 활용해 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태블릿을 이용해 학생들이 영어 사전이나 파파고를 통해 모르는 단어나 문장을 찾을 수 있게 하였다.
<그림 6> 수업에서 활용한 패들렛(Padlet)
<그림 7> 수업에서 활용한 PPT
5. 수업에 대한 후기
실제 수업은 연차시로 진행되었고 학생들의 높은 호응과 참여를 이끌어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들도 있었다. 먼저 자료를 제작하는데, 교사의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었고 수정한 신문 기사와 활동지들도 학생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는 학생들의 수업 후기가 있었다. 두 번째로 역할에 맡게 자리를 옮길 때 익숙하지 않아 혼란이 있었고 일부 학생들은 에듀테크 기술 활용에 서툰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학생을 중심에 놓고 새롭게 시도한 수업 형태인 만큼 앞서 언급한 한계점들을 보완해간다면 교육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전라북도 부안 행안초에 근무하고 계시는 서한웅 선생님께서는 다년간의 영어 전담 경력을 바탕으로 초등영어교육 현장에서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수 학습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