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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le is the best!

​전주 온빛초 박수연

  1. 시작하며

  코로나로 인하여 더 많은 학습 결손과 더 큰 학습 격차가 발생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본교(전주 온빛초) 학생의 경우 약 90% 아이들의 영어 학습량은 줄지 않았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약 2년 동안 지속된 비대면 학교 수업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교육자로서 부끄럽고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본교 5학년 학생 300여명 중 영어 학원을 다니지 않는 학생은 10%도 되지 않는다. 본인의 의지로 즐겁게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불안감을 학원 다니는 것으로 채워주고 있는 현실은 부정할 수 없다. 사교육을 받으며 영어에 대한 성취도를 높여나간다면 무조건 반대할 수만은 없겠지만, 아이들은 많은 영어 학습량 덕분(?)에 지쳐가고 있다.

  반대로 코로나로 인하여 약 10%의 아이들은 영어를 더 힘겹게 마주하고 있다. 다행히 본교 5학년에는 알파벳을 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들은 없지만, 3학년 수준의 단어조차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꽤 있다. 높은 수준의 아이들은 너무 쉬워서 – 5,6학년 수준의 단어와 문장 읽기, 쓰기, 듣기는 매우 잘 한다. - 혹은 너무 질려서 영어에 대한 흥미도가 낮으며, 낮은 수준의 아이들은 지난 2년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영어 수업 영향으로 영어가 무섭고 낯설어져 버렸다.

  2.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큰 수준차( 성취도 기준 우수:70%, 보통: 20%, 미흡10% )를 줄여나갈 수 있는 수업 방법, 지겹거나 무서운 영어가 아닌 즐길 수 있는 수업 방법 등에 대해 고민했으며, 간단한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아래의 수업 방법들은 정말 단순하고 교사라면 누구나 영어 시간에 활용하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5학년 아이들은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했으며, 마음껏 활동할 수 없었기에 가장 기본적인 방법들이 반드시 필요했다. 말하기 보다는 문법 공부, 즐거운 영어 활동보다는 영어 시험에 지친 아이들, 영어가 무서운 아이들을 위해 필자가 활용하는 수업 방법들을 공유해 본다.

  1) Song & Movie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song & movie를 활용한다. 모든 단원 1차시에는 주요 단어와 어구를 연습한다. 그 이후에는 Pop (요즘은 K-Pop도 많이 활용)에서 단어 찾기 활동과 영화 속에서 주요 어구 찾기 활동을 한다. 솔직히 교과서 수준의 단어를 익힐 때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러나 song & movie를 활용할 때 만큼은 집중력이 달라진다. 하나라도 더 듣고 먼저 단어와 어구를 찾아내기 위해서 귀 기울인다. 또한, 교과서 CD의 친절한 음성이 아닌 자유분방한 노랫말과 대화를 통해 스스로 높은 단계로 도달했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것 같다.

  2) Speaking, Speaking & Speaking Game

  차시별 목표에 알맞은 게임을 실시하며, 특히 speaking을 강조한다. 1차 시: 듣기+말하기, 2차시: 말하기. 3차시: 읽기+쓰기+말하기, 4차시: 읽기+말하기, 5차시: 쓰기+말하기로 구성하여, 매 단원 주요 표현을 활용한 대화를 반복해서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최대한 학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게임, 경쟁보다는 협력해서 아이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게임 방법을 연구하며 한명 한명 관찰할 수 있는 활동, 짝 활동, 팀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한다. 듣기, 읽기, 쓰기 활동은 아이들이 ‘학습’으로 인식을 하지만, 게임을 통한 말하기 활동은 놀이로 인식하여 모두가 즐겁게 참여한다. 수준차가 크게 드러나지 않으며 활동할 수 있고, 교사도 함께 게임에 참여하여 자연스럽게 개인별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 활동은 직접 만드는 게임이다. 쓰기 활동을 통해 직접 카드나 게임판을 만들고, 그것들을 활용해 활동한다. 스스로 게임 룰도 만들며 즐기는 모습을 보면, 자기 주도적 활동의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일과 쓰기 활동

<그림 1> 일과 쓰기 활동

8개의 카드로 만들어 게임 활동 실시

<그림 2> 8개의 카드로 만들어 게임 활동 실시

  3) 도우미 친구

 공공기관 이전으로 만들어진 개발 지구에 위치한 본교 특성상 외국에서 살다가 귀국한 학생들이 많다. 특히 5~6학년에는 각 반에 1~2명씩은 외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냈거나 또는 어학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이 있어 원어민 수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어 CD보다 더 실감 나는 발음과 억양을 들을 수 있으며, 영어 원서나 신문 읽기, 짝 활동, 영어권 문화까지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단, 아이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원어민 도우미 친구와 함께 활동하는 의도를 충분히 설명해 줘야 한다.

  4) 전자 사전(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쓰기 활동

  쓰기 활동 시간에는 꼭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전자 사전을 비치한다. 스스로 단어를 찾아보고, 표현하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도록 한다. 단, 사전이나 번역기에 의존하여 쓰는 활동을 지양하고, 충분히 생각하고 먼저 글을 써 본 후 어려운 단어들을 찾는 활동에 집중한다. 합법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수업 시간에 사용하는 즐거움은 영어 단어를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쓰기 활동 결과물 1

<그림 3> 쓰기 활동 결과물 1

쓰기 활동 결과물 2

<그림 4> 쓰기 활동 결과물 2

  3. 3년 6개월 영어 수업을 되돌아보며

  동일교에서 5, 6학년을 대상으로 3년 6개월 영어 수업을 진행해 왔다. 수업시간에 시행착오도 있었고 학생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너무 쉬워서 지루한 아이들, 너무 어려워서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을 그대로 놓고 지나간 적도 많았다. 지금도 300여명의 학생 개인 맞춤형 수업은 어렵다. 그러나 영어에 지친 아이들에게도 반대로 영어가 너무 어려운 아이들에게도 #즐겁게 #에너지 업 #단어 쓸 줄은 몰라도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영어 수업을 설계하고 있다. ‘영어 시간에는 떠들어도 좋다. 다만 영어로 떠들어라’ 하면 상황에 맞지는 않아도 익혔던 문장들과 단어들을 내뱉는 아이들을 보면서 헛웃음이 나와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기특하다. 다만 영어를 너무 어려워하는 아이들, ‘아직’이어야 하지만 ‘벌써’가 되어버린 스스로 영포자라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 ‘즐기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영어에 대해 내적 즐거움을 찾아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위의 방법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남은 6개월도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보려 한다.

* ​전라북도 전주 은빛초등학교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박수연 선생님께서는 실제적인 영어 의사소통 역량 함양을 위한 학생 중심 수업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계시며, 그러한 고민과 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초등영어 교수 학습 방법을 구안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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